2010. 9. 1. 13:20ㆍ건축의 경계
“종로 재개발은 프랑스 파리처럼...” 김영종 종로구청장
2010-07-29 09:06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입니다. 조선왕조 600년 수도의 중심으로서 방대한 역사ㆍ문화 인프라를 가진 종로를 프랑스 파리같은 역사와 문화, 예술의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행정학 박사이자 건축사인 김영종(56) 신임 종로구청장은 지역 전체가 문화유적지인 종로구의 특성을 살려 수복재개발 방식으로 종로구를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수복재개발 방식이란 현재 주택의 불량ㆍ노후상태가 관리나 이용부실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 본래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대부분의 시설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노후ㆍ불량의 요인만을 제거시키는 소극적 도시재개발 방식이다.
그는 “프랑스 파리가 200~300년 된 옛 건물을 이런 식으로 수리해 외부의 문화재적 가치는 살리되 내부는 바꿔 사람이 실용적으로 쓸 수 있게 했다”며 “보존과 개발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모두 해결해야 하는 종로에서 파리같은 개방 방식을 본보기로 삼으면 종로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되살아 날 것”이라고 말했다. 종로는 서울 한 가운데 있어 1970년대부터 곳곳이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되어 정비사업이 추진돼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뚜렷한 진전이 없어 재개발사업 가시화가 주민들의 숙원인 상황. 이에 대해 김 구청장은 “주민들 사이에 재개발을 두고 첨예한 갈등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주민, 전문가 등과 대화하고 검토해 당장의 효과보다는 몇 년 후 어떻게 될 것인지, 주민들에게 이익은 나는 것인지를 명확히 판단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지역 전체가 문화유적지인 종로구의 특성을 살려 수복재개발 방식으로 종로구를 개발해 나가겠다” 고 말했다. |
종로의 인사동, 삼청동, 북촌, 서촌 등 최근 명소화한 지역에 더해 그가 주목하는 지역은 돈화문로 주변이었다. 돈화문로가 제2의 인사동같은 명소로 거듭날 잠재력이 큰 곳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그는 임기 내에 대규모 공사를 일으켜 특정 지역을 개발한다거나 큰 건물을 세워 업적을 남기는 일은 없을 거라고 단언했다. “큰 업적없이 퇴임하는 구청장이라는 표현이 듣기에 어색하신가요?” 미소를 지으며 반문한 그는 “큰 공사를 통해 업적을 남기기보다 생활의 작은 불편을 개선해 눈에 보이지 않는 업적을 남기는 게 훨씬 보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사업을 “건물 바닥 미끄럼 방지시설 설치 의무화 같은 것”이라고 했다. “실내에서 미끄러져 크게 다치는 사고가 얼마나 많은 줄 아세요? 어르신들은 미끄러져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그의 세심한 관점은 그가 건축사라는 사실과 무관치 않다. ‘건축사’ 구청장이 거론되자 그는 잠시 뭔가가 떠오르듯 꼭 짚고 넘어갈 게 있다고 했다. 국내 첫 한옥청사로 지어진 혜화동 동주민센터 인근에 건립되고 있는 건물이 주변과 전혀 조화가 되지 않는다는 것. ‘도대체 어떻게 그런 건물의 건축허가가 날 수 있는지 의아하다’는 그에게서 건축사의 기질이 그대로 드러난다. 1943년에 건립돼 노후된 종로구청 청사의 신청사 건립 문제에 대해서는 “만약 새로 짓는다면 기여하고 싶지만 지금은 자치구 통합안이 일단락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통합안에 대해 그는 “조선시대 한양의 중심지였던 중구와 종로구가 하나로 통합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