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딸 (SICAF 작품 영상)

2009. 5. 11. 16:46추억-기억을 따르다.


 



2001년 안시(Ansi) 영화제 그랑프리작입니다.

스토리와 표현의 단순성을 넘어 이 작품은 전통적인 가족의 해체가 만연된
현대사회에서 새삼 `가족애`를 일깨웠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2000~2001년에 걸쳐 부천국제대학생 애니메이션페스티벌(PISAF)에 초청돼
인기리에 상영되었던 단편 애니메이션 `아버지와 딸`은
2000년 네덜란드
애니메이션 영화제 그랑프리상 수상을 시작으로
2002년까지 영국, 미국,
캐나다, 프랑스, 일본 등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각종 상을 휩쓸어

애니메이션계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수작입니다.
 

이 작품은 슬라브 민요 `다뉴브강의 잔물결` 이 전편에 흐르는
수묵 담채화풍의 8분 30초짜리 단편입니다.

자전거벨소리...
아코디온....
갈매기....

삶의 굴레을 암시 하듯 돌아가는 자전거 바퀴살....
푸른 물결이 흐르는 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노라면
담담한 수묵화 너머로 잔잔히 눈물이 고여든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 헤어진 추억의 호숫가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찾는 어린 딸.
못내 아쉬운 듯 어린 딸을 꼭 안아주고 떠나간 아버지, 
매년 그 바닷가로 찾아와 먼바다 끝으로부터 돌아올 아버지를 기다리는 소녀. 

그 세월 사이로 비가 오고 눈이 내리며 소녀는 어른이 되어 가고. 
학창시절의 친구들과, 결혼한 뒤의
가족과 함께 바라보는
바다는 언제나 말이 없으나,  
그 너머에는 언제나 아버지가 있을 것이라는......  

마침내 세월은 호수조차 늪지로 만들고 세월을 이기지 못하는 딸은 점점 나이들어 할머니가 되어 간다.

그리고 `죽음`을 상징하는 늪에 그득한 억새수풀속의 작은 배,
아버지를 싣고 수평선을 향하던 조각배로 추정되는 그 배는 바닥을 드러낸
수의 한 가운데의 억새풀을 헤집고 그 자태를 들어 내었다.

뱃전에 가만히 누워 아버지를 느끼는 이미 늙어버린 그 시절의 
`어린 딸`의 영혼은 육체를 떠난 것 일까? 
육체를 떠난 영혼은 옛 시절로 되돌아가 아버지를 만나 품에 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