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대형 개발사업 “꼬인다 꼬여” Vs 2015년 서울… 63빌딩은 차라리 아담했다

2009. 4. 2. 17:54건축의 내계

<파이낸셜뉴스>

 서울시 대형 개발사업 “꼬인다 꼬여”

서울시가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대규모 개발사업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실물경기 침체 등의 직격탄을 맞아 곳곳에서 삐걱거리고 있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개발사업으로 일컬어지는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은 특수목적법인(SPC)인 민간사업자가 코레일 등 토지 소유자에게 땅값을 제때 내지 못하면서 하루 4억원씩 연체이자를 물게 돼 사업성 악화가 우려된다.

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유통상가를 표방한 송파구 문정동의 '가든파이브'는 공식 개장을 앞두고 상가가 제대로 팔리지 않아 오는 7월 개장에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또 매각에서 이미 한 차례 실패를 경험한 성동구의 뚝섬 4구역 상업용지 매각도 고분양가 논란 속에 재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용산역세권개발 지연 불가피
2일 서울시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시의 대표적인 선도프로젝트인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은 금융권과 재무적 투자자의 외면으로 제때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이뤄지지 않아 민간 사업시행자인 용산역세권개발 측이 지난달 31일까지로 돼 있는 토지매입 2차 중도금 8000억원을 내지 못했다.

금융권이 PF를 거절한 것은 금융권 자체의 유동성 부족에다 사업성에 대해서도 일부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일각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업계에서는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의 경우 코레일의 철도창 부지와 원주민에 대한 보상비를 합쳐 토지매입 비용만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더구나 이번 토지매입 중도금을 연체하면서 사업성이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루 4억원에 달하는 연체금은 결국 업무시설과 주거시설 분양가에 그대로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컨소시엄 한 관계자도 "10조원이라는 땅값이 부담되는 데다 연체이자가 하루 4억원에 달해 사업성에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며 "사업성 확보를 위해 서울시에 용적률 상향조정이나 기부채납비율 완화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총 56만㎡ 규모의 부지에 최대 152층(620m) 규모 랜드마크 건물을 비롯한 업무, 주거시설을 짓는 이 사업은 용적률 600%에 기부채납률이 40%에 달한다.

실제 용산역세권 개발 사업지의 경우 서울시가 한강프로젝트 사업과 연계시키기 위해 서부이촌동까지 광역개발을 요구하면서 땅값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서울시가 서부이촌동까지 개발할 것을 요구하면서 철도창부지 입찰 최저가격이 3조8000억원에서 5조8000억원으로 2조원이나 높아졌다"며 "이로 인해 용산역세권개발 컨소시엄이 매입가격을 8조원으로 써 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 '가든파이브' 분양 저조…7월 개장 불투명
서울시가 산하SH공사를 통해 조성하는 송파구 문정동 동남권 유통단지 '가든파이브'도 차질을 빚고 있다. 청계천 이주상인을 대상으로 한 상가 계약률이 16% 정도에 그치면서 SH공사가 개장을 계속 미루고 있다.

이 때문에 SH공사는 2조원에 달하는 사업비에 대한 금융비용과 기존 계약자들에 대해 입주지연 보상금 등으로 하루에 8억원 정도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남권유통단지 관계자는 "서울시와 정책회의를 거쳐 최선의 분양성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선 절반 이상 계약이 되리라고 보고 7월 개장을 준비하고 있지만 확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가든파이브 분양 실패는 현재 서울시가 추진 중인 세운상가 녹지개발 등 서울시의 도심개발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청계천 상인 6000여명이 가든파이브로의 이주를 꺼리면서 현금보상을 요구하고 있어 '세운상가 녹지축 조성사업'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뚝섬4구역 상업용지 매각도 난항예상
이미 한 차례 매각에 실패한 성동구의 뚝섬 4구역 상업용지 재매각 성사 여부도 불투명하다. 서울시는 오는 5월 중 이 땅의 매각을 전제로 추경을 짤 예정이지만 시의 의도대로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땅의 매각가격을 당초보다 1000억원 정도 낮추기는 했지만 여전히 3.3㎡당 6000만원에 달해 고분양가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불어 경기마저 불황이어서 건설사 등이 선뜻 달려들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뚝섬4구역의 상업용지 매각이 불발되면 서울시의 추경에도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된다.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이후 건설사들 대다수가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시행사들까지 돈줄이 마른 상태"라며 "고가분양 논란 속에 주상복합을 분양한 뚝섬의 다른 상업용지의 분양실적이 좋지 않은 데 이보다 비쌀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 4구역을 사들일 부동산 개발업체나 건설사가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이 밖에도 우여곡절 끝에 착공시기가 4개월 정도 늦춰진 마포구 상암동의 '서울DMC랜드마크 빌딩'도 금융권의 유동성 위기 등 대외적인 변수로 사업자금 조달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김성환기자



Vs




<개구라 조선일보>

2015년 서울… 63빌딩은 차라리 아담했다  

한강변 따라 '키 높이' 경쟁 100층 이상 빌딩 5개 들어서 건물당 사업비만 2~3조원 자금 부담… 공급과잉 우려도

머지않아 서울의 스카이라인이 확 바뀐다. 100층이 넘는 초고층 빌딩 개발 계획이 서울에만 5개가 추진 중이고 60층 이상 빌딩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그동안 국내 최고 높이를 자랑하던 63빌딩이 오히려 아담하게 보일 정도로 고층 빌딩이 급증할 전망이다.


한강변 따라 '100층 라인' 형성
서울 한강변은 초고층 빌딩 간의 '키 높이' 경쟁의 장(場)이 될 전망이다. 우선 이번 주에만 두 개의 초고층 빌딩 개발 사업이 확정됐다. 서울시가 지난달 30일 마포구 상암DMC(디지털 미디어시티)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서울라이트'(seoulite·133층·640m) 빌딩을 9월에 착공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다음 날인 31일에는 잠실 '제2롯데월드'(112층·555m)의 건축 허가를 정부가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라 서울의 초고층 빌딩은 잠실의 '제2롯데월드'를 시작으로 뚝섬의 '현대차그룹 사옥'(110층·550m·추진 중)과 용산 국제업무지구에 들어설 '드림타워'(152층·620m), 서울 상암DMC의 '서울라이트' 빌딩까지 한강 물줄기를 따라 줄줄이 세워질 예정이다. 한강변 초고층 스카이라인에는 국제금융중심지로 개발 중인 여의도도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1985년에 지어진 63빌딩과 함께 최고 72층 높이의 파크원, 서울IFC(국제금융센터·최고 55층)가 2011~2013년에 차례로 완공되면 국내외 금융회사들의 입주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고층 복합개발도 동시다발로 추진

초고층 빌딩 건설과 복합단지 개발은 서울 도심 곳곳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 가운데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초대형 사업은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개발 프로젝트. 한전은 인근 서울의료원·한국감정원 부지와 연계해 최고 114층 높이의 빌딩과 쇼핑몰, 미술관, 콘서트홀 등이 들어서는 대형 복합단지(94만4757㎡·28만5700평)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성동구 성수동 뚝섬 삼표레미콘 부지에 110층으로 추진 중인 '현대차그룹 사옥'은 컨벤션센터와 연구·개발센터, 대형 호텔과 사무실 등으로 채워지고 서초구 서초동 롯데칠성 부지는 국제비즈니스센터와 문화·예술·관광·쇼핑시설이 어우러진 최고 60층짜리 건물 4개 동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이밖에 경제자유구역으로 조성되는 인천 송도국제업무단지에는 65층(305m) 높이에 사무실, 상업시설, 호텔, 전망대 등을 갖춘 '동북아트레이드타워'가 내년 3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또 같은 송도지구에는 주택과 호텔이 함께 들어서는 인천타워(151층·610m), 인근 청라지구에는 110층 높이의 인천 시티타워(450m)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용도 비슷해 공급과잉으로 번질 수도

초고층 빌딩 프로젝트는 경기 침체기에 고용을 창출할 수 있고 완공 후에는 그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으로도 활용된다. 하지만 초고층 빌딩 사업만이 갖는 부담과 부작용도 상당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선 건물을 100층 이상 지으려면 각종 첨단기술에 특수 자재가 사용돼 건축비가 일반 빌딩보다 2~3배 이상 들고 유지 관리비도 비싸다 보니 임대료나 분양가격이 높아져 미분양으로 남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여기에 작년 하반기부터 불어 닥친 금융 위기의 여파로 금융기관 등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조달이 제대로 안 돼 사업이 무산될 수도 있다.

부동산컨설팅업체 '세빌스 코리아' 홍지은 차장은 "초고층 빌딩 프로젝트는 사업비가 적어도 2조~3조원 이상 들어가기 때문에 투자자를 유치하기가 쉽지 않다"며 "게다가 호텔·백화점 등 용도가 비슷한 빌딩이 3~7년 안에 동시에 들어설 경우, 공급 과잉으로 이어져 한동안 텅 빈 사무실로 남게 될 가능성도 커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90층짜리 초고층 빌딩 등이 들어서는 '광교 비즈니스파크'는 작년 10월 투자자를 찾지 못해 사업이 무기한 연기됐다.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KINTEX) 옆에 계획했던 100층 높이의 랜드마크 빌딩도 비슷한 이유로 사실상 무산됐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수석연구원은 "전반적인 경제 여건이 악화된 상황인 만큼 비즈니스 모델을 확실히 정한 뒤 사업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