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2. 20:17ㆍ건축의 외계
필립피셔
시작하기 전에 내가 지금부터 소개하는 스턴 보고서는 최소 10번 이상은 읽어보길 바란다.
석유를 비롯한 기존의 주요 자원들이 점차 바닥을 드러내고 있고, 중국과 인도는 끝없이 자원들을 빨아들이는 거대한 블랙홀로 성장하고 있다. 때문에 원자재 가격은 예측하기 힘들만큼 치솟고 있다.
여기에다 장기적으로는 기후 변화까지 자원 산업에 영향을 끼친다고 하니, 자원 시장의 미래를 예측하기는 더욱 힘들다.
상황이 이렇게 치닫고 있지만, 자원 수급에 의해 사업의 성패가 결정되는 제조업 기업인들 조차도 급격한 자원 시장의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내가 말하는 Eco-Bubble의 핵심을 다룬 주요 내용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세계은행 수석연구원으로써 우리에게 커다란 메시지를 던지려고 하는 Nicholas Stern의 스턴 보고서(Stern's Reports) 를 반드시 읽어봐야만 한다. Stern's Report가 던지는 메시지를 해석하기 위해 Global Standard Review에서 제시한 보고서 5회 기획특집 기사를 소개하기로 한다.
너무나 알차고 좋은 내용들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읽어볼 것을 권한다. 물론 스턴 보고서 영어 원본을 읽어보기를 권하지만, 시간이 꽤 소요될 수 있기 때문에 한글 번역본이라도 반드시 읽어 봤으면 한다.
(Stern's Review on the Economics of Climate Change) - Executive Summary Version [자료 참조: 에너지관리공단]
Global Standard Review는 미래의 자원 시장의 변화를 예측하기 위해 시장을 ‘광업’, ‘석유’, 그리고 ‘건축 자재’ 시장 등 크게 세 분야로 나누어 분석을 시도했다. 이 역시 Stern's Reports를 참조하여 기획한 내용이다.
(참조: Global Standard)
광업 시장의 변화에 기후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굴착 작업과 운송에 막대한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이다.
에너지의 소모가 크다는 것은 곧 환경규제로 인한 영향도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석탄 10년 내 전망 ‘맑음’ 그 후는 ‘먹구름’
한편 중국과 미국의 석탄 소비량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단기적인 수요도 증가세에 있다. 이처럼 장기적으로는 대체 에너지로 인해 석탄 산업의 미래가 어둡겠지만, 단기적인 수요는 줄어들지 않고 있으므로 10년 내의 전망은 아직 긍정적이다.
세계 각국의 자원 채굴권을 수주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기업의 이미지다.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BHP 빌리턴(BHP Billiton)은 이런 점을 깨닫고 2001년 자원의 채굴이나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5%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2006년까지 연평균 8%씩 감축하는데 성공했다. 석탄회사들도 이산화탄소 회수저장(Carbon Capture and Storage) 기술 등 화력발전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신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철강 산업은 환경 규제로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특히 석탄을 연료로 하는 용광로에서 철을 만드는 제철소들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대신 전기를 이용하는 제철소는 상대적인 이익을 볼 것이다. -> (Posco, 현대제철 등의 철강업을 영위하는 국내 대기업들의 사업군을 분석해보면, 답은 극명하게 나올 것이다.)
석탄을 연료로 하는 제철소에서는 선철 1톤을 제련하는데 온실가스 2톤이 배출된다. 반면 주로 고철을 재활용하는 전기로에서는 선철 1톤을 생산하는데 0.64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만약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 석탄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만든 철의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다. 철의 품질이 중요한 자동차 분야에서는 석탄을 원료로 만들어진 철을 당분간 계속 이용할 것이다. 전기로에서 생산된 철은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재활용 알루미늄은 특히 철의 대체재로 각광받고 있다.
-> (우리나라 철강 기업 중, 알루미늄 부분에 많은 사업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 있을 것이다. 찾는 것은 여러분들의 몫이다. 일단 절대적인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 순이익 추이를 확인하고 경쟁사 대비 주가 추이를 관찰해준다. 또한 외국인과 기관 지분도 확인해 준 후, 모든 지표들이 맞아 들어갈 때 투자를 고려하는 것이다. 누가 찾아주기를 기대하지 말고, 직접 찾아 보는 것이다. 부지런한 사람들이 돈을 벌 수 있다는 명제를 아는가? 그렇다고 한다면, 바로 실행에 옮겨라.)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 한겨울의 난방 수요는 줄어들지만 반대로 한여름의 냉방 수요는 늘어난다. 결국 석유의 전체적인 수요는 큰 변동이 없을 듯하다. 오히려 석유기업들에게는 유류세 등 소비 규제가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가스 공급 사태를 보자. 동상자가 속출해도 러시아는 아랑곳도 않하고 거의 꼬장에 가까울 정도의 이기주의를 선보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모두 에너지 안보와 미래에 발생할 환경 버블과 관련있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이러한 대체 에너지원 때문에 석유 수요가 줄어들어도 가격은 내려가지 않을 것이다. 유가는 주로 수요보다는 공급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채굴이 쉬운 석유는 이미 매장량이 얼마 남지 않았으며, 석유채굴에 투자한 기업들은 10년 동안 적자를 보다가 이제 막 회복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대체 에너지의 가격도 아직까지는 너무 높은 편이다. 따라서 화석연료를 얼마나 대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2006년 국제에너지기구(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가 발표한 ‘세계 에너지 전망’에 따르면 2030년까지도 화석연료가 전세계 에너지의 81%를 차지하며 계속 주요 에너지원으로 쓰일 것이라고 한다. 반면 다른 에너지원으로는 원자력 발전이 17%, 풍력과 태양열 등은 1%미만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후변화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은 대부분의 메이저 석유기업들이 동의한다. 엑손모빌(ExxonMobil)은 스탠포드 대학이 진행 중인 지구온난화 프로젝트에 연구비용을 기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기업들이 과도한 비용으로 인해 대체 에너지 개발에는 선뜻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자원 시장의 변화: (3)건축자재 산업
건축자재 산업도 환경 규제의 위협에 놓여 있다. 시멘트 산업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5%를 차지하고 있다. 건축자재 산업이 주목할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탄소배출권 시장과 건축물에 대한 규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인 신제품을 개발하는 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프랑스의 라파즈(Lafarge) 사는 천연자원의 사용을 35% 줄여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반 이상 감축한 콘크리트 제품을 내놓았다. 시멕스(Cemex)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폐기물을 모아 콘크리트를 만들기도 했다.
-> (시멘트나 건설 기업들은 향후에 친환경에 대한 규제가 가장 처음으로 들어 오는 섹터 중에 하나가 될 수 밖에 없다. 유럽에서 강제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는 당장은 기업들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시멘트나 건설 기업 중에서 특히나 매출 비중에 친환경 소재나 시공 공정이 포함되어 있는 기업군들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조사를 해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이건 창호 시스템 같은 기업들은 아파트에 들어 가는 문틀을 제조하는 업 체이다. 이 기업에서는 태양광을 활용한 친환경 소재 제품이 양산되는 데, 지금 당장은 미약할지 모르나 향후 큰 성장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다음에는 의약 산업과 화학 산업의 미래 전망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