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의 세계(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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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으리 지으리랏다, 흙집을 지으리랏다
지으리 지으리랏다, 흙집을 지으리랏다 한겨레21 | 입력 2007.03.27 08:07 [한겨레] 흙으로 현대적인 공간을 만드는 젊은 건축가 신근식·이규봉씨 ▣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t@hani.co.kr 2000년 광주 비엔날레. 전시관에 이르는 길 한가운데에 길쭉한 담이 세워졌다. 80m짜리 대형 흙담이었다. 콘크리트로 뒤덮인 세상에서 나고 자란 관람객들은 의아해했다. 시멘트로 벽을 세우고 황토를 바른 것이 아니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다. 흙만으로 만든 담은 처음 보았으니까. 흙담은 전시회가 끝나고 해체됐다. 잘게 부서져 전시회장 주변에 뿌려졌다. 시멘트였다면 건축 폐기물이 되어 지금도 어딘가에 묻혀 있을 텐데 흙담에 쓰였던 흙은 다시 흙으로 돌아갔..
2009.04.05 -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이상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Au Magasin De Nouveatutes 사각형의내부에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 사각이난원운동의사각이난원운동의사각이난원 비누가통과하는일관의비눗내를투시하는사람 지구를모형으로만들어진지구의를모형으로만들어진지구 거세된양말(그여인의이름은워어즈였다) 빈혈면포,당신의얼굴빛깔도참새다리같습네다 평행사변형대각선방향을추진하는막대한중량 마르세이유의봄을해람한코티의향수의맞이한동양의가을 쾌청의공중에붕유하는Z백호.회충양약이라고씌어져있다 옥상정원,원후를흉내내이고있는마드모아젤 만곡된직선을직선으로질주하는낙체공식 시계문자반에XII에내리워진일개의침수된황혼 도어-의내부에도어-의내부의조롱의내부의카나리아의내부의감살문호의내부의인사 식당의문깐에방금도달한자웅과같은붕우가헤어진다 파랑잉크가엎질러진각설탕이삼륜차..
2009.04.05 -
서울시 대형 개발사업 “꼬인다 꼬여” Vs 2015년 서울… 63빌딩은 차라리 아담했다
서울시 대형 개발사업 “꼬인다 꼬여” 서울시가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대규모 개발사업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실물경기 침체 등의 직격탄을 맞아 곳곳에서 삐걱거리고 있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개발사업으로 일컬어지는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은 특수목적법인(SPC)인 민간사업자가 코레일 등 토지 소유자에게 땅값을 제때 내지 못하면서 하루 4억원씩 연체이자를 물게 돼 사업성 악화가 우려된다. 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유통상가를 표방한 송파구 문정동의 '가든파이브'는 공식 개장을 앞두고 상가가 제대로 팔리지 않아 오는 7월 개장에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또 매각에서 이미 한 차례 실패를 경험한 성동구의 뚝섬 4구역 상업용지 매각도 고분양가 논란 속에 재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용산..
2009.04.02 -
아파트, 한옥을 품다
아파트, 한옥을 품다 ㄱ·ㄷ자 내부에 마당·대청까지 [한겨레] 주공, 전주·시흥에 시범 추진 의정부엔 단독주택단지 조성. ㄱ·ㄷ자 내부에 마당·대청까지. 전통 특색 살린 디자인 눈길. 국내 아파트에 한옥 바람이 솔솔 분다. 기존의 성냥갑 아파트 문화에 신선한 파장이 예상된다. 한국주택공사는 최근 전주시 덕진구 만성지구 안 연립주택터에 저층형 100호(2011년 착공)와 경기도 시흥시 시흥목감지구 B-1 블록에 고층형 722가구(2010년 착공)에 전통한옥 디자인을 시범 적용하기로 하고 얼개를 기술한 을 발표했다. 한옥 디자인 얼개를 보면, 한옥의 외관과 내부 살림 공간의 구조를 아파트에 적용한 것은 물론 구릉지의 특성을 그대로 살려 전통 마을의 조성 원리에 따라 단지를 배치한 ..
2009.04.02 -
‘들고 다니는 우리집’…부동산이 아니랍니다
‘들고 다니는 우리집’…부동산이 아니랍니다 [한겨레] [뉴스 쏙] 한겨레가 만난 사람 이동식 주택 만든 건축가 이현욱씨 새집 지으려 멀쩡한 건물 허무는 세태 놀라 너무 심한 자원낭비란 생각에 실험 시작 트럭에 싣도록 블록형 제작…건축비도 저렴 "이웃서 햇빛 가린다기에 3m쯤 밀어 옮긴적도" 누구나 남들보다 많이 갖고 있는 것이 있다. 건축가 이현욱(39·광장건축 대표)씨에겐 '실험정신'이란 것이 남들보다 훨씬 많은 편이다. 이 실험정신 충만한 건축가가 신참이었던 90년대 중반의 일이다. 이씨는 한 재벌 2세의 신혼집 설계 경쟁 프로젝트에 참가한다. 서울 최고 부촌 재벌 회장 집 옆에 2세의 신혼집을 새로 짓는 설계 응모였는데, 결과적으로는 낙선한 이 작업에서 이씨는 무척 놀라운 장면을 봤다. 아들 부부에..
2009.03.20 -
새로운 기로에 서서
지난 겨울의 매서움이 마지막 역정을 내던 어느 3월. 올 해를 바라보는 새로운 눈이 있다. 옛사랑이 흘린 피가 굳어버린 곳. 그렇게 널 그리던 그 날의 방황과 어두움과 아픔이 온 몸에 처절하게 퍼지며 나의 붉은 피도 까맣게 굳어버렸다. 이제 안온한 일상에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박제되어 버린 일상은 더 이상 새로움을 꿈꾸길 포기했는가. 너의 존재를 부정하며 도망쳐 온 곳도 안식처가 되지 못하네. 아마 난 죽을 때까지 한 곳에 머물지는 못하겠구나.
2009.03.16